지난 6월 4일, 혼다코리아가 진행하는 ‘혼다 원 메이커 레이스’ 2전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그 안에서도 데일리성이 짙은 슈퍼 커브전에 직접 참가하여 그 열기를 그대로 느껴봤다. 저렴한 비용과 부담 없는 성능으로 주행 자체에만 집중하며 신나게 즐겼다.
HONDA ONE MAKER RACE 2023
일상에서 레이스까지
/

혼다코리아는 2023시즌 누구나 쉽게 모터사이클 레이스를 경험하고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혼다 원 메이커 레이스’를 진행하고 있다. 매년 영암 카트 경기장에서 개최되던 한국 미니 모토 레이스(KMRC)에 새롭게 신설된 레이스로 정규 클래스인 ‘혼다 MSX 컵’과 이벤트 클래스인 ‘혼다 커브 컵’으로 구성되어 있다. 4월 9일에 진행된 첫 번째 라운드에는 총 31명이 참가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번 레이스에도 기존의 참가자는 물론이고 전국 곳곳에서 모인 새로운 참가자로 인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ㅡ


낮은 장벽
우선, 이번 레이스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은 낮은 진입 장벽이다. 일반적으로 본격적인 레이스를 도전하기 위해서는 머신, 각종 레이스 규격 파츠, 레이싱 타이어, 레이스 규격 세팅 등이 필수고, 이를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선뜻 도전하기 어렵다. 하지만, 혼다 커브 컵의 경우, 일반 슈퍼 커브, C 125, CT 125 모두 참가할 수 있고, 어떠한 튜닝도 일절 불가능하다. 즉, 원래 데일리로 사용하던 차량 그대로, 타이어마저도 순정 상태 그대로 참가하면 된다. 누유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레이스 규격만 따르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혼다코리아에서 진행하는 대여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했으며 기존에 카트 경기장 라이선스(평생 라이선스)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필요한 것은 참가비, 레이스 스펙 장구류, 용기였다.
ㅡ


어색한 시작
레이스 전날에 진행된 연습 주행에서 코스 인과 함께 전도하며 삐걱거렸다. 언더본 자체에 대한 경험이 적고 카트 경기장 코스가 익숙하지 않은 탓이었다. 도대체 동남아 언더본 레이서들은 어떻게 무릎을 긁어대며 달리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릎이 바닥에 닿는 순간 풋 패그가 아스팔트에 갈리며 프런트 휠이 미끄러지고 슬립하길 반복했다. 한 세션에서 두 차례 이상 전도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정신없이 넘어지며 포지션을 갖춰갔다.

대략 좌삼우삼(좌측 슬립 세 번, 우측 슬립 세 번)을 하고 나니 그나마 포지션이 해결됐다. 바이크를 비교적 덜 기울이기 위해 엉덩이를 적극적으로 옮겼고 차량 특성상 가벼운 프런트를 보정하기 위해 시트 포지션을 뒤로 빼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는 동남아에서 진행되는 언더본 레이스를 보며 자세를 수정했으며 마찰력이 낮은 순정 타이어를 사용하는 슈퍼 커브 컵의 특성을 고려하여 나만의 자세를 완성했다.
ㅡ

확실한 준비
경기 당일, 이른 아침부터 차량 검차를 시작으로 장구류 안전 검차, 메디컬 체크, 폰더 수령 등이 진행된다. 음주 측정도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전날 과한 음주는 실격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습 주행 중 잦은 전도로 인해 레이싱 슈트가 훼손되었기 때문에 빠르게 수선해서 검차를 통과해야 했다. 자신의 기록과 경기 운영을 위한 폰더를 지급받아 바이크에 장착하고 예선을 위해 코스 인했다.
ㅡ

언제나 설레는 레이스
경기 당일은 각 클래스마다 예선과 결승 단 두 번의 주행으로 순위가 정해졌다. 카트 경기장 최초로 2열 그리드가 아닌 3열 그리드를 시도하는 만큼 예선 주행에서 모의 그리드 스타트를 해볼 수 있었다. 나름 본격적인 자세에 진지한 스타트를 시작으로 수많은 랩을 돌며 최고 랩타임을 기록했다. 예선 기록 1위로 가장 앞선 그리드에서 출발하게 됐다. 다른 미니 모토, 슈퍼모타드, 쿼터 스포츠 바이크 등의 예선 경기가 끝나고 슈퍼 커브 컵 결승 경기가 시작됐다.

슈퍼 커브는 클러치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중립 상태에서 1단 기어를 밟은 상태를 유지하고 스로틀을 열었다. 클러치는 발을 떼는 순간 붙기 때문에 꽤 다이내믹한 스타트를 할 수 있다. 스타트 사인에 맞춰 빠르게 가속해서 1번 코너를 첫 번째로 진입했다. 하지만 첫 번째 랩에서 잠깐 방심한 순간, 2위로 달려오던 이승준 선수에게 선두를 빼앗겼다. 지난 첫 번째 라운드의 우승자로 부드럽고 빠른 주행을 구사했다. 동일한 차량으로 경쟁하는 만큼 추월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와 시각으로 바라보며 기회를 노렸다. 총 10랩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괜히 위험을 감수하는 추월을 시도하지 않았다. 꾸준히 따라가며 라인을 깰 수 있는 코너를 정리했고 혹시나 실수하더라도 공간이 넓은 1번 코너를 공략했다.

마지막 코너에서 추월을 노리는 척해서 앞선 선수가 디펜시브 라인을 그리도록 유도하고 탈출 가속 라인을 주행하면서 사이드 바이 사이드(양 선수가 서로 나란히 서게 되는 것) 상황을 만들었다. 가속이 살짝 부족했던 탓에 레이트 브레이킹과 함께 코너 안쪽을 공략했다. 마찰 없이 추월에 성공하면서 선두를 잡았고 좋은 랩타임을 유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ㅡ

문화 발전을 위한 도전
혼다코리아는 올해 4번의 미니 모토 레이스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3전과 4전에도 동일한 클래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대여 프로그램도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레이스 차량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는 일반 고객들이 더 본격적이고 진지한 모터사이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각종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음 레이스는 영암 카트 경기장에서 7월 16일, 9월 10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모터사이클의 진한 맛, 레이스의 열기를 맛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준비해서 다음 일정을 참가하도록 하자. 이미 밥상은 혼다 코리아가 차려놨으니 숟가락을 들 차례다.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hondakorea.co.kr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