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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겐 어드벤처가 필요해] 모험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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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겐 어드벤처가 필요해] 모험의 시작점

    나에겐 어드벤처가 필요해 시즌 3

    KTM 390 ADVENTURE 2022

    모험의 시작점

    KTM의 어드벤처 모델은 2013년 스스로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샀던 1190어드벤처를 시작으로 2018년에 1290어드벤처 R로 바꾸고 이 시리즈를 9년 동안 타오고 있다. 

    160마력에 140Nm의 강력한 토크를 내는 2기통엔진은 언제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파괴력을 지녔다. 처음 탔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부담스러운 성능이었지만 그게 나의 라이딩 스킬을 성장시키는 에너지가 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을 타더라도 늘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친구같은 바이크였고 늘 최고의 어드벤처 바이크로 주저 없이 꼽는 바이크였다. 하지만 여전히 모험을 즐기는 것은 일상적이지 않은 느낌이 강하다. 어쩌다 한 번의 작은 모험을 위해선 큰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주말이면 할까 말까,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살포시 마음을 접는 경우가 더 많은, 그래서 적산거리가 여간해선 늘지 않는 바이크였다.

    어드벤처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진 계기는 지난 여름에 로얄엔필드 히말라얀을 타고 다녀온 히말라야 투어였다. 쿼터급 어드벤처들의 경험은 많았지만 히말라야처럼 며칠 동안 한 바이크로 능력치의 최대를 뽑아가며 달려본 건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매일매일 오프로드에서 바이크를 쥐어짜듯 신나게 달리면서 기존에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느꼈다. 늘 이야기하던 마조히즘적인 즐거움을 확실하게 경험한 셈이다. 끌려 다니는 모험이 아닌 내가 더 주도적으로 끌고 당기며 달리는 맛을 더 찐하게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모델들을 살펴봐도 배기량이 낮은 만큼 다루기 쉽다는 일차원적인 장점 말고는 여러 방면에서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다 KTM 390 어드벤처를 다시 타보곤 깜짝 놀랐다. 이 바이크가 이렇게 포텐셜이 높았나? 일단 이 바이크, 뭔가 부족한 게 없다. 이 무게와 사이즈에서는 충분히 커다란 19인치 휠, 요즘 바이크답게 선명한 TFT계기반도 달려있다. 엔트리 모델에 이런 게 다 들어있어도 되나 싶을 만큼 충실한 전자 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까지 소위‘급’이라고 말하는 클래스의 경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구성이다. 특히 오프로드ABS는 이 바이크가 제대로 어드벤처바이크로 만들어졌음을 증명하고 동급에서 유일한 퀵시프트는 390 어드벤처, 그리고 KTM이 확실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이라는 점을 확실히 짚어준다.

    390듀크는 ‘포켓로켓’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만큼 엔진의 출력대비 가속력이 좋다. 작은 차체를 움직이기에는 충분한 출력과 토크를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드벤처는 크기도 무게가 늘어나니 그만큼 가속력 자체가 둔해지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무게중심이 더 높고 시야도 높아진데다가 상체는 서고, 차량에는 여유가 더해지면서 오히려 전반적인 엔진의 힘이 더 넉넉하게 느껴진다. 고회전에 출력이 나오는 엔진이지만 회전수를 낮게 써서 달려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회전수가 올라갈 때 박자 맞추듯 퀵시프트로 툭툭 변속하며 달리면 거의 스쿠터 수준으로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 만큼 대형 어드벤처도 몸에 익으면 편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진짜 편한 걸 느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바이크가 좀 작다는 게 덩치가 큰 내게는 남들에게 보이는 부분에서 감점 요소가 되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바이크를 타는 내내 마음에 불편함, 부담감이라는 찌꺼기가 손톱만큼도 남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남의 시선 따위가 끼어 들어올 틈 없는 견고한 만족감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만만함과 만족감, 그리고 타는 즐거움 덕분에 매일 아침 차고에 세워 둔 여러 바이크들 중에 390 어드벤처에 제일 먼저 손이 간다. 덕분에 일상 속 별것없는 출퇴근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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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시작되는 모험

    이렇게 390어드벤처와 함께 출퇴근부터 주말투어, 오프로드 등 다양한 재미를 다시 찾아보려 한다. 단순히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 보려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더 재밌게, 그리고 깊게 바이크를 즐겨보기 위해서 390 어드벤처로 돌아왔다. 하필 ‘왜 이렇게 추운 겨울에 시작 했나!’ 싶다가도 이것 또한 작은 모험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해본다. 원래 모험은 일단 뛰어들어야 시작되는 것이니까.

    시트 밑 기본공구를 열어보니 어지간한 정비는 쉽게 할 수 있을 공구들이 충실하게 들어있다. 만약 투어 중 갑자기 공구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주변에서 390어드벤처부터 찾아보자.


     양현용 
    취재협조 KTM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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