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맛봤습니다
AMERICAN FLAT TRACK RACE
: VANCE & HINES SO-CAL HALF-MILE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뉴모델 FTR1200 S 미디어 런칭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던 것은 지난 5월. 플랫 트랙 레이서를 기반으로 만든 FTR1200을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서,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가 펼쳐지는 사우스 캘리포니아 페리스로 향했다

플랫 트랙 레이스는 비포장 타원형 트랙에서 경기를 치른다. 흙을 단단하게 다져 만든 트랙을 호쾌하게 질주하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플랫 트랙 레이스는 이미 1920년대에도 인기가 높은 모터스포츠였다. 당대의 모터스포츠라는 것들은 대체로 흙길을 빠르게 더 멀리 달리는 데에 집중했고 개활지를 질주하느냐 트랙을 달리느냐의 차이 정도로 대회의 성격이 달라졌다. 플랫 트랙도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들로 변형 및 발전했다.

AMERICAN FLAT TRACK RACE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는 이름에서 보듯 미국에서 발전된 경주다. 평평한 비포장 노면을 한 방향으로 돌며 랩타입으로 순위를 가른다. 이번에 트랙에서 직접 확인해본 바로는 이 노면 자체는 흙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꽤 단단하게 다져져 있었고 상당히 미끄러웠다. 발로 비벼봤을 때 신발이 스륵 미끄러질 정도.

리어 타이어가 미끄러지면서도 과격하게 코너를 돌아가는 레이서들의 주행은 시원시원하다. 운동장처럼 생긴 원형 트랙을 무대로 하기 때문에 관중석에서는 한눈에 경기를 관전하기 좋다. 관중들은 함께 소리를 지르며 경기에 몰입하며 레이서들을 응원했다. 레이서와 관객이 가까웠고 관객과 관객도 이어져 있었다.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는 AFT 트윈과 AFT 싱글을 위주로 구성된다. 여기에 각각의 경기마다 특설 경기가 붙는 형태로 이벤트 레이스가 함께한다.
이번에 참관한 밴스 앤 힌스 사우스 캘리포니아 하프 마일 경기에서는 양산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 AFT 프로덕션 트윈 클래스, 미국 커스텀 빌더 브랜드 RSD에서 운영하는 슈퍼 훌리건 경기, 아동용 전기 바이크 제작사인 STACYC의 미니 경기 등이 진행되었다.

LOCAL FESTIVAL
밴스 앤 힌스 사우스 캘리포니아 하프 마일 경기는 지난 5월 11일에 사우스 캘리포니아 페리스 오토웨이에서 열렸다. 경기장의 오전은 여느 레이스 현장같았다. 오피셜의 머신 및 레이서 피지컬 체크 등이 이뤄지며 분주했다.

오후가 되면서 관람객이 입장했고 연습 주행이 시작됐다. 트랙에서는 레이스 머신의 주행소리가 들렸고 이때마다 관람객들은 트랙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기도 했다. 레이스 팀은 트랙 밖에 설치된 특별 피트에서 레이스를 준비했다. 이게 특별 피트라고는 하지만 보통은 팀 트럭이나 천막으로 된 것이었다. 레이서들은 마인드 컨트롤을 하거나 테크니션과 대화를 나누는 등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연습 주행과 예선이 진행되며 피트가 분주하다. 페리스 경기장은 하프 마일 트랙으로 경기장 전체 면적이 크지 않아 이 모든 것을 생동감 있게 지켜볼 수 있었다.

오후가 되며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 수가 많아졌다. 트랙 주변은 마치 작은 축제 현장같다. 장내에는 모터바이크 딜러 부스와 용품 부스 등 여러 부스가 설치되었다. 바이크 용품 브랜드도 꽤 많이 보였는데 아무래도 미국이라 그런지 아메리칸 바이크용 커스텀 파츠나 새들백 등이 주 아이템이다. 소세지나 핫도그 등을 파는 가게에서 바비큐 그릴의 연기와 냄새가 풍기며 축제 분위기를 돋았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포토세션이다. 예선전과 준결승까지 치른 후 일반 관람객에게 피트를 공개하는 시간인데 관객 거의 모두가 특설 피트로 몰리며 장관을 만든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 부스에 레이서에게 사인을 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포토 세션이 끝나고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AFT PRODUCTION TWIN
첫 번째 경기는 AFT 프로덕션 트윈전. 양산형 트윈 바이크로 경기를 하는 것인데 대체로 앳된 얼굴의 젊은 레이서들이다. 결승전답게 에너지가 넘치는 경기가 펼쳐진다. 선수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과격하게 돌진하더니 첫 번째 코너에서 한데 뭉쳐지며 몸싸움을 했다. 과격한 엔진 소리가 장내에 퍼지며 시원한 질주가 계속된다. 이날 경기의 우승자는 재킨 넘버 65번 코리 텍스터Cory Texter로 야마하 MT-07 베이스의 머신으로 참전하여 15랩을 돌았고 베스트 렙은 21초 312였다. 2위 라이언 바메스RyanVarnes(#68)과는 0.959 차이를 벌렸고 3위 카일 콜맨KaylKolkman과는 1.603초 차이가 났다.

AFT SINGLE FINAL
이어 AFT 싱글전이 시작되었다. 엔듀로 바이크를 기반으로 플랫트랙 레이스 머신으로 개조해 경주를 하는 클래스다. 엔듀로 기반의 레이스 머신 특유의 가벼움이 느껴지며 호쾌한 레이스가 시작된다. 역시 관전 포인트는 첫 번째 코너. 자리싸움을 하며 아슬아슬하게 경쟁을 하는 모습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우승자는 에스텐슨Estenson 레이싱의 라이언 웰스(#94)로 2위 미켈 이너비진Michael Inderbitzin(#54)과 0.406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보여주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여성 레이서인 레드불 KTM 팩토리 레이싱의 섀이나 텍스터Shayna Texter(#52)의 경주였다. 별도의 혼성 경기 없이 동등하게 레이스를 펼쳤고 경기 중에 보여준 파이팅 넘치는 경기 운영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재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에 참전하는 2명의 여성 레이서 중 하나로 AFT 싱글 클래스 최다 우승자이기도 하다.

AFT TWIN FINAL
마지막으로 펼쳐진 경기는 아메리칸 플랫트랙의 백미 AFT 트윈전이다. 묵직한 엔진 배기음과 머신의 중량감이 트랙을 채우며 긴장감을 높인다. 그리드에 정렬한 레이서들의 눈빛이 살아있다. 드디어 채커기가 휘날리며 경기 시작. 굉음을 토해내며 직선주로를 달리는 레이서들의 경주에 집중도가 높아진다.

코너를 진입하며 몸싸움이 시작되었고 작은 틈바구니로 달려가는 선수와 이를 막는 선수들의 기싸움이 대단하다. 이전의 경기들과 배기음 자체가 다른데 무척 박력 있어서 시원한 느낌마저 든다.

이날 경기의 우승은 케네디 레이싱Kennedy Racing의 브랜든 로빈슨Brandon Robinson(#44)이 차지했다. 2위와의 격차를 1.833초를 만들며 포디움의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2위는 인디언 레이싱팀의 브라이어 바우먼Briar Bauman(#14)이 3위는 할리데이비슨의 새미 할버트Sammy Halbert(#69)가 차지했다. 재미있던 점은 이 클래스는 레이스 머신은 거의 대부분이 인디언 모터사이클 FTR750이라는 점이다. FTR750은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2017 시즌에 투입되자마자 우승을 차지하며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의 판을 뒤집었다. 그동안 할리데이비슨이 강세였던 클래스였는데 인디언 FTR750의 등장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었던 것이다. 각 팀에서 인디언 모터사이클 FTR750을 너나 할 것 없이 레이스 머신으로 채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 참전한 17대 중 13가 FTR750을 레이스 머신으로 사용했다. 이런 열기가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뉴모델 FTR 1200의 개발 동기가 되었고 이 머신의 운동 성능을 기반으로 양산형 모델을 기획한 것이다.

TURN LEFT GO FAST
직접 참관한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는 생각했던 그 이상의 호쾌함이 있었다. 박력 있는 엔진 배기음 소리와 레이서들의 거친 질주나 몸싸움도 뇌리에 남는다.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는 세계적인 모터스포츠는 아니다. 하지만 이 경주를 지지하는 이들의 에너지와 응원은 그 어느 모터스포츠 못잖다. 현장에서 직접 보니 이들의 열정이 더 멋져 보인달까. 언젠가 꼭 다시 한 번은 플랫 트랙 레이스를 보러 오고 싶다.
글/사진 이민우
취재협조 ㈜화창상사 www.indianmotorcyc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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