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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리시 슈퍼 네이키드, 혼다 CB100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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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리시 슈퍼 네이키드, 혼다 CB1000R

     

    스타일리시 슈퍼 네이키드

    HONDA
    CB1000R

     

    CB1000R은 최근의 트렌드인 레트로 무드에 편승하는 모델이면서 동시에 고성능 슈퍼 네이키드에 속한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는 별개로 제대로 달릴 줄 안다는 뜻이다

     

    슈퍼바이크인 CBR1000RR의 엔진을 얹은 슈퍼 네이키드 CB1000R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은 아니다. 호넷 시리즈의 디자인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유럽 전용 모델이 있었다. 이 말벌을 닮은 모델을 기본으로 네오 스포츠 카페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만든 것이 지금의 CB1000R이다. 이름은 같지만 스타일은 180도 바뀌었다.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동시에 고전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디자인이 시크하다.

     

    플렌지리스 연료탱크는 그야말로 보석처럼 빛난다

     

    CB1000R의 디자인의 핵심에는 연료탱크가 있다. 커스텀이나 콘셉트 모델같이 원오프 모델이 아닌 양산형 바이크에 용접 자국이 없는 ‘플렌지리스’ 연료탱크를 채택하고 있다. CB1100EX 신형에서 처음 선보인 기술이지만 그 효과는 CB1000R에서 훨씬 극대화되고 있다. 매끄러운 라인으로 마무리된 연료탱크는 그 형태부터 페인팅 품질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질 만큼 아름답다. 시트로 연결되는 부분에 실버 컬러를 입힌 것도 좋은 포인트다.

     

    (좌) 둥 근 U자 형태의 주간 주행등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돋운다. 방향지시등은 평소에는 포지션 램프 역할을 한다 / (우) 테일램프 역시 U자 형태의 디테일을 넣었다. 방향지시등을 포함한 모든 등화류가 LED다

     

    둥근 헤드라이트는 LED 주간주행등을 둘러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더하고 테일램프 역시 프런트와 동일한 위쪽이 잘린 링의 형상으로 마무리했다.

     

    디테일의 발전

    전체적인 생김새가 네오 스포츠 카페 콘셉트를 차용하고 있는 신형 CB 시리즈들, 특히 CB300R과 많이 닮았다. 다만 확 커진 배기량만큼 볼륨감과 존재감이 커졌다. 싱글 사이드 스윙암을 채택해 제법 멋을 부리고 있다. 오른쪽에서 보면 휠이 오롯이 보이고 왼쪽의 스윙암에서 느껴지는 기계적인 느낌이 좋다.

     

    싱글 스윙암은 좌측에 디자인적으로도 좋지만 리어 휠을 탈착이 간편해 정비성도 좋다. 대기어 중앙 커버도 절삭가공으로 디테일을 살려주고 있어 디자인의 포인트가 되며 바이크가 천천히 움직일 때 기계적인 매력을 더한다
    (좌) 계기반은 흑백이지만 숫자 폰트가 상당히 매끄럽게 표현되고 컬러 LED 바를 옆쪽에 배치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최근 혼다 모터사이클에 기능만이 아닌 꾸밈을 위한 장식적 요소가 많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엔진을 비롯해 각종 파츠에 절삭가공을 통한 포인트를 주고 브러쉬 가공된 소재의 사용하는 것들은 제작 효율과 코스트에 민감한 혼다답지 않은 디테일이다. 특히 철판을 자르고 구부려 만드는 저렴한 절곡 부품이 사라진 것이 가장 반갑다. 전반적으로 보면 아직 섬세함과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지만 이런 변화가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디에이터 좌우에 브러쉬 가공된 장식으로 처리해 디테일을 업해주고 있다
    혼다에서 번호판과 머드가드를 스윙암에 장착한 것은 처음이다. 디자인과 완성도는 좋은 편이다

     

    재밌는 점은 혼다 모터사이클 최초로 리어 머드가드와 번호판을 스윙암에 장착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체중을 실어 눌러봐도 버틸 정도로 과하다 싶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었다. 혼다의 엔지니어가 이것을 구현하며 얼마나 많은 걱정을 했을지 생각해보니 슬며시 웃음이 난다.

     

     

    배기 사운드는 기대 이상의 박력을 뿜고 음역은 바리톤과 소프라노를 오간다. 회전 한계가 슈퍼바이크들에 비하면 평범한 11000rpm 정도지만 그래도 고회전으로 돌면 머리털을 주뼛하게 서게 할 정도의 고음은 낸다. 145마력의 출력은 슈퍼 네이키드 클래스에서 보면 평범한 수준이지만 CB1000R을 빠르게 달리게 하기엔 충분하다. 스로틀을 열면 앞으로 마치 빨려가는 느낌으로 가속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1단에서 3초 남짓에 우습게 꺾는다.

     

    (좌) 옛날 엔진이지만 부분적인 절삭가공을 통해 세련되게 다듬어 요즘 것들의 분위기를 잘 연출하고 있다 / (우) 퀵 시프트 옵션은 장착되지 않았다

     

    저회전 토크는 부드럽고 끈기 있는 타입으로 아이들링 수준인 1500rpm 정도의 저회전 상황에서도 다시 가속할 수 있어 시내 주행이 정말 편하다. 얌전하게 달리거나 빠르게 달리거나 엔진은 언제나 원하는 대로 따라오는 말 잘 듣는 움직임이다. 이게 단순히 고분고분하게 따라오는 느낌이 아닌 라이더와 쿵짝이 잘 맞아 함께 가는 느낌이라 더 기분이 좋다. 퀵 시프트는 기본 장착이 아닌 옵션으로 적용되는 것이라 조금 아쉽다.

    전자식 스로틀을 채택하며 주행모드가 추가된 점도 체크 포인트. 스포츠, 스탠다드, 레인, 유저로 나뉘며 주행 모드 별로 엔진의 파워와 엔진브레이크 강도, 트랙션 컨트롤 개입량이 달라진다. 유저 모드에서는 원하는 대로 설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시간을 스포츠로 달릴 만큼 스포츠 모드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빠른 스로틀 반응이지만 스로틀 입력 자체가 정확하고 엔진을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또한 서스펜션 역시 칭찬할 만하다. 고급스럽게 안심감 높은 주행 감각은 이 서스펜션의 역할이 크다. 조절식이라 사용자에게 맞추기 쉬움은 기본이다.
    혼다 바이크는 대대로 재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아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CB1000R은 꽤 재밌게 탈 수 있었다. 확실한 기본기를 베이스로 부족함 없는 출력과 마음대로 바이크를 휘두르기에 좋은 포지션으로 재밌게 달릴 수 있다. 특히 토크 위주의 세팅이지만 4기통 특유의 고회전의 뻗는 맛도 잘 살리고 있다. 브레이크 성능도 우수하고 전체적으로 달리기 성능에서 크게 흠잡을 데가 없다. 일부러 와인딩 로드를 몇 번씩 오가게 만들 정도로 코너링의 재미도 좋다.
    (좌) 스텝 둘레는 아직은 투박함이 남아있다. 스텝은 스포츠 주행에 적합한 디자인이다 / (우) 310mm 더블 디스크에 토키코 래디얼 캘리퍼의 조합으로 제동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다

     

    구형 CBR1000RR의 엔진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백본 타입의 프레임을 사용한다. 차체 중앙을 가로지르는 백본 프레임은 슬림한 차체 구현에 일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연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핸들링도 슈퍼바이크의 날카로움과 달리 정교하지만 안정적인 느낌이다. 포지션은 적극적으로 바이크를 움직이기 좋으며 의외로 상체가 많이 숙여지는 자세가 나온다.

     

    시트는 사타구니 주변이 좁아 발착지성이 좋으며 쿠션감이 있는 편안한 시트 형상으로 뛰어난 착좌감을 선사한다. 다만 전체적으로 단단한 차량 디자인에 비해 다소 밋밋한 느낌이 아쉽다

     

    그렇게 곰곰이 생각해보면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만한 모델을 찾는 것이 어렵다. 1668만 원이라는 가격을 두고 보면 유럽 브랜드의 미들급과 비교 대상이 되지만 그들과는 확실한 선을 긋는 클래스의 차이가 나며 같은 리터급의 일본 네이키드들과 비교하면 추구하는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 그렇다고 스타일이 비슷한 BMW 알나인티등과 비교하기에는 너무 본격적인 스포츠 바이크다. 이 말은 곧 대체 불가능한 혼자만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여러모로 의외였다. 별로 큰 기대 없이 탔다가 그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바이크를 세워두고 한 발 뒤로 물러서 한참을 지긋이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물론 시트레일이 조금 뭉툭해 보이고 다른 디자인에 비해 지나치게 현실과 타협한 디자인의 미러 등이 아쉽긴 하지만 취향에 맞게 다듬는 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런 재미도 이 장르에서는 꽤 큰 장점이니까.

    점점 뾰족해지는 경쟁자들에 비해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레트로가 전체적으로 깃든 디자인은 이 바이크가 생활 속에 녹아들기 유리하게 만든다. 화려한 레이서 스타일의 재킷보다 길이 잘 든 가죽 재킷이 더 잘 어울리는 바이크면서도 트랙 주행도 커버가 가능할 만큼 본격적인 스포츠성을 가졌다. 혼다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카페 레이서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만약 실제로 레이스를 펼친다면 이 녀석은 반칙 수준이다.

     

    HONDA CB1000R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DOHC 4기통
    보어×스트로크
    75×56.5(mm)
    배기량
    998cc
    압축비
    11.6:1
    최고 출력
    146ps/10,500rpm
    최대 토크
    103.9Nm/8,25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식 퓨얼 인젝션
    연료탱크 용량
    16.2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 텔레스코픽 도립
    (R) 싱글쇽 싱글 스윙암
    브레이크
    (F) 310mm 더블 디스크
    (R) 256mm 싱글 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20×790×1,090(mm)
    타이어
    (F) 120/70-17 (R) 190/55-17
    휠베이스
    1,453mm
    시트 높이
    830mm
    차량 중량
    210kg
    판매 가격
    1,668만 원

     

     

     


     

    credit

     양현용 
    사진 양현용/신소영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www.honda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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