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WNER’S IMPRESSION –
BMW MOTORRAD
HP4 RACE
조항대 선수
대한민국 로드 레이스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이제는 프로모터로 변신해 레이스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조항대 선수와 BMW HP4 레이스가 만났다. 한눈에 봐도 완벽하게 어울리는 이 환상의 커플의 첫 쉐이크다운 현장에서 그에게 HP4 레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HP4 RACE라는 모델이 국내에 몇 대나 있을까요?
전 세계 750대 한정판 중, 국내에는 지금 열 대가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P4 RACE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요?
일단 세계 선수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운영하는 모터사이클에 대해서 막연히 상상만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바이크들은 어떤 움직임을 나타낼까 늘 궁금했어요. 사실 저런 스펙의 바이크를 보기 위해서는 유럽 선수권 정도는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저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레이스 인생에 있어 저런 바이크는 꼭 한 번 타보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요.
그렇게 상상만 해오다가 HP4 레이스가 국내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보기 위해 서울 모터사이클쇼를 찾았습니다. 보는 것으로만 만족할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 직접 타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정말 너무 타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HP4 레이스의 박스를 까는 순간 한숨이 계속 나왔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왜 그렇게 한숨을 쉬냐고 물어볼 만큼 말이죠. 아무래도 HP4 레이스를 보는 순간 설렘에 그랬던 것 같아요.
올해로 슈퍼바이크 선수 생활로 19년 차를 바라보고 있는 조항대 선수를 설레게 했다는 사실이 재미있네요.
2010년 BMW S 1000 RR 출시 이후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는데, 어떻게 보면 여태껏 제가 타왔던 바이크들은 일반 공도 사양 중 레이스에 맞게 모디파이해서 운영을 해왔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HP4 레이스는 등록조차 안 되는 본격적인 레이스 사양이거든요. 등록도 되지 않는 모델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진심으로 싸다고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이 바이크에 장착되어 있는 파츠들의 개별 가격을 계산해 보면 정말 엄청난 금액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사용된 티타늄 볼트가 이미 몇 백만 원은 되거든요. 거기에 서스펜션, 트리플 트리, 리어 스윙암, 차대, 등등 하나하나 따져보면 대단하죠. 게다가 전자 장비만 보더라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전자제어 세팅을 버튼으로 어렵지 않게 조작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실제로 트랙에서 타보니 어떠셨나요?
저는 제가 추구하던 움직임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요. 어떤 부분을 맞추면 다른 부분이 틀어지기도 해서 여러 가지 복잡한 테스트 진행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모델은 말 그대로 출고 상태인데다, 아직은 친해지는 과정이라 부드럽게 탔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항상 여태까지 머릿속에서 그려오고 추구하던 움직임이 나와주는 것에 정말 놀랐습니다.
일단 진입과 선회각이 너무나도 잘 나옵니다. 그리고 트랙션 컨트롤이나 엔진 브레이크의 경우에도 내가 설정한 대로 탈출 때 개입해주느냐, 아니면 탈출 후 개입해주느냐와 같은 설정값을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감속 부분에 대해서도 버튼 하나로 설정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어떤 값을 변경할 때마다 달라짐을 느낍니다.
그리고 경량화 덕분에 바이크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빠릅니다. 라이더가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과장을 조금 보태서 생각만으로도 움직여주는 느낌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모든 부분이 출고 상태에서 세팅 값만 조금 만진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이상적인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고 저 모델은 박스만 까서 왔는데, 정말 기가 막힐 정도입니다. 그리고 엔진의 회전 자체가 반응이 너무나도 가볍고 빠릅니다. 가벼운데도 강력하게 튀어나갑니다. 그리고 지금은 테스트 중이라 앞으로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본 휠에 대해 이질감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약간의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천천히 주행했는데도 노면에 대한 정보가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하중 뒤로 빼서 앉아봤는데도 똑같더라고요. 원래 포지션대로 가다 보면 하중에 의한 트랙션이 느껴져야 하는데 너무 가벼운 느낌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긴 했습니다.
저도 아직 카본휠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데다가 장단점에 대한 부분은 제가 이질감을 느끼는 부분이 장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속단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그 밖에 흥미로웠던 점이 있다면?
타면서 이 바이크는 내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이런 움직임을 만들어볼까 하면 정말 빨리 반응합니다. 그리고 스윙암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선회 중과 탈출시의 느낌을 계속 체크했는데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저 바이크에 구성품에 대소기어가 몇 세트나 들어있습니다. 심지어 스윙암, 피봇, 트리플 트리에 대한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툴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이거야말로 유럽에서 접할 수 있는 진짜 레이스 바이크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부분을 변경하면 어떻게 될지 기대감이 엄청납니다.
하나하나 포장을 열면서 피봇 위치 변경하는 게 들어있네? 아니 이건 또 뭐지? 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열어보았습니다. 정말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바이크의 가격은 정말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구천 구백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으로 크게 느껴지지만, 일반 바이크의 파츠에 이만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같은 금액으로는 이 모델의 절반도 붙이지 못할 거예요.
앞으로 HP4 RACE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이제 레이스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보니 제가 만들어가는 레이스에 직접 출전하기에는 시간상으로도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HP4 레이스와 함께 한 사람의 라이더로서 이런 트랙 데이를 포함해 제 만족을 위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나중에 이 바이크와 함께 레이스에 출전을 하게 될지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더 해봐야 할 것 같네요.(웃음) 20년에 가까운 라이딩 경력 중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좋습니다.
실은 PPF(페인트 보호필름)라는 것을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HP4 레이스는 처음으로 PPF로 작업했습니다. 그 정도로 저 바이크를 보는 시간, 타는 시간은 제게 힐링이고 행복입니다.
BMW HP4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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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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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랭 4스트로크
직렬 4기통 DOHC 4밸브 |
보어×스트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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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49.7(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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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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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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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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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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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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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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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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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Nm/139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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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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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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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공급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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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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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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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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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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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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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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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텔레스코픽 도립
(올린즈 FGR 300 WSBK) (R)모노쇽 스윙암 (올린즈 TTX 36 GP) |
타이어 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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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20/70 ZR 17
(R)200/60 ZR 1 |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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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20mm 듀얼디스크
(R)220mm 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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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777×119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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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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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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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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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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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 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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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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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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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 9백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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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김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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