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야성을 깨우다
DUCATI
MULTISTRADA 1260 S
발전을 거듭하며 멀티스트라다는 점점 강력해졌지만 반대로 점점 타기 편하고 부드러운 바이크로 변해왔다. 이는 분명 더 많은 라이더들을 두카티의 세계로 끌어들이기에 이상적인 발전 방향이었다. 하지만 1260으로의 진화의 방향은 달랐다
2003년에 첫 데뷔한 멀티스트라다 시리즈는 스포츠 바이크를 주력으로 만들어오던 두카티가 만든 어드벤처 투어러다. 공랭 엔진이었던 멀티스트라다 1000DS로 시작되어 1100으로 업데이트, 2010년에는 멀티스트라다 1200으로 스포트, 어반, 투어링, 오프로드의 4 in 1 콘셉트를 가지고 돌아왔다. 슈퍼바이크 1198의 엔진을 개량해 토크를 증대시키고 최고출력은 150마력으로 세팅되었다. 정신이 바싹 들게 하는 화끈한 주행 성능과 매력적인 디자인, 전자식 서스펜션을 필두로 하는 첨단 기능을 더해 어드벤처 바이크 시장을 단번에 뒤흔들며 어드벤처 바이크들의 고출력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끊임없이 업데이트가 이어졌다. 2세대는 듀얼 스파크를 더한 테스타스트레타 DS 엔진으로 업데이트하고 S모델에는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인 스카이훅 서스펜션을 장착하며 인기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더욱 남성적인 디자인으로 변화한 3세대는 풀체인지 되며 가변 밸브 시스템을 더한 테스타스트레타 DVT 엔진을 얹어 160마력의 강력한 출력과 풍부한 토크를 얻었다.
1260 멀티스트라다는 드디어 1200의 굴레를 깨고 배기량을 높였다. 1262cc로 겨우 64cc 차이다. 스펙만으로 보면 큰 차이는 없다. 160마력의 최고 출력은 이 엔진의 원본이 되는 1198이 170마력을 이미 냈으니 대단할 것은 없다. 두카티는 멀티스트라다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전용 링크앱을 통해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멀티스트라다 라이더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회전 영역이 3~5000rpm에 집중되어있으며 투어링 모드를 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그래서 스트로크를 늘려 그 회전 영역의 토크를 보강하는데 올인했다. 그 결과 출력과 토크의 수치적 상승이 아닌 실질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개선이 이루어졌다. 특히 가변 밸브가 오버랩되는 구간에서의 토크 손실을 줄여 더욱 고른 토크 곡선을 그린다.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주행에서 어떤 느낌을 줄 것인지가 줄곧 궁금했다. 그리고 바이크에 올라 두카티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본래의 캐릭터를 가장 잘 드러내는 스포트 모드에서 달렸을 때 초대 멀티스트라다를 탔을 때의 서늘함이랄까? 익숙함을 넘어서는 파워에 압도되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업데이트를 통해 순해지고 또 길들여진 데다 라이더들마저 고출력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편하게 변해왔지만 갑자기 각성이라도 한 듯 자신의 캐릭터, 야성미를 되찾았다. 그리고 성능의 개선은 단순히 캐릭터를 되찾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휠베이스가 48mm가 길어지고 프런트 포크가 1도 더 기울어지며 휠베이스가 55mm 길어졌다. 이 변화는 주행 안정성 향상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가속 성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DVT 엔진으로 변경되며 강력한 초반 토크 때문에 쉽게 프런트 휠이 떠오르게 되고 이때 트랙션 컨트롤이 출력을 제어하는 탓에 제 성능을 다 발휘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뒷바퀴의 출력을 조금 더 가속에 실을 수 있다. 드래그 레이스 머신의 스윙암을 늘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높은 시야에 상체가 선 자세 덕분에 느껴지는 가속감은 더 살벌하다.
4 in 1
그렇게 짜릿한 스포트 모드에서 주행모드를 투어링으로만 바꿔주면 엔진은 캐릭터를 싹 바꿔 풍요롭고 세련된 파워를 낸다. 갑자기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스로틀은 부드럽게 반영되지만 풀파워를 다 꺼내 쓸 수 있다. 모드 별 성격 변화가 극적이고 원래부터 추구해 온 4 in 1콘셉트가 더욱 명확해졌다. 지난 세대의 변화에서도 느꼈던 점인데 이번에는 그 차이를 더 벌렸다.

특히 스포츠와 투어링의 온도 차이도 크고 심지어 어반은 매일 출퇴근에 써도 될 만큼 유순해진다. 또한 전자장비의 세팅도 이해하기 쉬운 새로운 UI를 도입해 더욱 직관적으로 바꿔줄 수 있다. 유저의 취향에 따라 모드의 프리셋을 완전히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오프로드 주행을 하지 않는 라이더라면 엔듀로 모드를 트랙션 컨트롤과 리어 ABS를 해지하고 파워는 풀파워를 다 쓸 수 있도록 프리셋을 설정해놓고 스턴트 라이딩 모드처럼 쓸 수 있는 것이다.
멀티스트라다 1260이 아무리 온로드 중심이고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멀티스트라다 1200 엔듀로가 존재하지만 주행모드에 엔듀로가 존재한다는 것은 오프로드를 달려도 괜찮다는 말이다. 당연히 비포장도로 정도는 가볍게 달릴 수 있다.

특히 17인치 휠이 가진 한계를 서스펜션의 힘으로 극복해주는 느낌이랄까? 노면의 요철에서 오는 충격을 액티브 서스펜션이 효과적으로 흘려보낸다. 민첩하게 움직이기 힘들고 페이스를 올려가며 타기에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지만 못 달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테스트를 위해 길지 않은 짧은 임도를 몇 차례 왕복하며 달렸는데 멀티스트라다 엔듀로를 타고 달린 것과 페이스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안정성과 조종성 사이
휠베이스가 55mm 길어졌다. 미묘하게 직진성이 강해지고 차체의 거동에 성급함이 사라졌다. 이미 휠베이스가 길어졌다는 정보를 알고 있어서 생기는 심리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전 멀티스트라다의 핸들링 감각과는 확실히 다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차체 안정성이 좋아지며 노면을 썰어버릴 듯 선득이는 날카로움과 핸들링이 성급함이 사라졌기 때문에 고속으로 바이크를 몰아붙이기에도 한결 수월해졌다. 짧은 호흡의 와인딩에서 불리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도로주행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들이다. 코너를 탈출할 때 가속하는 것도 이전보다 스로틀을 좀 더 열수 있다. 직진 안정성이 좋아지니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할 때도 더 안정적이었다.

네 가지 타입의 바이크를 하나의 바이크로 구현한 진정한 의미의 다목적 바이크 멀티스트라다 1260 S.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본연의 정제되지 않은 거친 모습과 진화의 끝의 선 첨단의 모습을 함께 갖추었다. 먼 거리를 누구보다 빠르고 편하게 주파하고 싶다면 멀티스트라다 1260을 추천한다. 라이딩에 지치기 전에 이미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DUCATI MULTISTRADA 1260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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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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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랭 데스모드로믹 L형
2기통 DVT |
보어×스트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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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 71.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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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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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2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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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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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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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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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hp/9,5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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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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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5Nm/7,5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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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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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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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공급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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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얼인젝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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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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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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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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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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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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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텔레스코픽도립
(R) 캔틸레버 모노쇽 |
타이어 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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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120/70 R17
(R) 190/55 R17 |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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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330mm 더블디스크
(R) 265mm 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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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0×1,000×1,459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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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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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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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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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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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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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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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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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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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 신소영
취재협조 두카티코리아 www.ducat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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