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의 기준을 재정립하다

2018 HONDA
PCX 125

 

전 세계, 각종 브랜드의 수많은 125cc 스쿠터의 경쟁 모델이며 기준이 되고 있는 PCX가 풀체인지를 통해 한 단계 진화했다. 완성형에 가깝다고 느껴졌던 이전 세대를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다듬고 스스로가 세운 기준을 넘어 새로운 목표가 되려 한다

 

 


 

PCX는 2010년 출시 이후 125cc 스쿠터 클래스에서 꾸준히 최고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맥시 스쿠터의 스타일을 125cc 클래스에서 컴팩트하게 재해석한 스타일은 단연 돋보였고 14인치 휠을 기본으로 장착해 주행성능을 높였다. 수랭 시스템을 엔진과 일체화 한 신형 엔진은 매끄럽게 돌아가며 내구성과 성능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고 아이들링 스탑을 적용해 높은 연비까지 실현했다. 125cc 스쿠터 시대는 PCX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125cc 스쿠터의 새로운 기준점이 된 파급력을 지닌 모델이다.

 

(좌) 2016 PCX 125 / (우) 2018 PCX 125

 

2014년에 등장한 2세대 PCX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듯 모든 것을 업데이트 했다. LED 헤드라이트를 적용하고 디자인을 다듬었다. LED 채택으로 전기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아이들링 스탑 시스템으로 인한 배터리 소모 부담도 덜었다. 2016년에는 스마트키를 적용해 상품성을 높이며 125cc 스쿠터의 제왕 자리를 굳혔다. 그리고 드디어 3세대 PCX가 등장했다.

 

 

새로운 3세대 PCX의 콘셉트는 1세대부터 이어지는 Personal Comfort Saloon이다. 첫인상은 그냥 PCX다. 2세대도 그랬지만 3세대 역시 첫인상은 헤드라이트 빼면 뭐가 달라졌는지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미한 변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구 모델을 나란히 두고 하나하나 비교해보니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2016 PCX 125 / 2018 PCX 125

 

우선 외형의 변화부터 살펴보자. 날렵했던 1세대 PCX가 2세대에서 안정적인 형태로 변화했는데 3세대 PCX는 다시 날렵함을 더해졌다. 전면을 살짝 좁히고 헤드라이트의 형태를 다듬어 좀 더 날카로운 인상을 만들었다. 헤드라이트는 높이를 낮추고 LED라인으로 헤드라이트 영역을 확장하는 느낌으로 바꾸었다. 여기에 앞 타이어는 90mm에서 100mm로, 뒤는 100mm에서 120mm로 광폭 타이어를 기본 장착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꾸준히 요구했던 점이기도 하다. 덕분에 전체적인 디자인 밸런스가 훨씬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냥 서 있어도 확실히 자세가 나온다.

자사 모델 간의 부품 공용화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혼다지만 이번 PCX는 외장에서부터 기존 PCX와 호환되는 부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꿨다. 세세한 부분까지 다듬고 새롭게 만들었는데 심지어 원가절감의 흔적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볼륨모델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이정도로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높아진 디테일도 고급스러운 느낌에 한몫한다. 작은 굴곡하나 그냥 놓치는 법이 없이 꼼꼼하게 다듬어져 있고 장식을 위한 디테일을 곳곳에 넣어 지루하지 않게 마무리했다. 외장에 볼트 구멍 하나 찾아보기 힘든 매끄러움은 PCX 시리즈 전통인데 여기에 카울과 카울 사이가 틈이 없이 가늘고 딱딱 맞아떨어진다. 기존 PCX는 틈새가 보통 2~3mm정도로 꽤 깊었고 심한 경우 5mm 가량의 틈이 있었는데 이제 1~2mm 정도로 각 파츠가 단차도 거의 없이 정교하게 연결된다. 훨씬 야무진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완성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기존의 프레임이 언더본 구조였다면 신형은 더블 크래이들 방식이다

 

내부로 파고들면 변화의 폭은 훨씬 크다. 외형의 유사한 스타일 비해 섀시의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기존의 프레임이 언더본 구조였다면 신형은 더블 크래이들 방식이다. 덕분에 기본적인 차체 강성은 물론 비틀림 강성까지 비교 불가 수준으로 튼튼해졌다. 또한 리어 프레임 구조 역시 이중으로 개선해 강성을 확보한 덕분에 서스펜션 마운트를 뒤쪽으로 뺄 수 있었다. 외부 사이즈의 변화 없이 25리터에서 28리터로 수납공간을 키울 수 있던 것도 이 서스펜션 위치 변경 덕분이다.

또한 계기반과 헤드라이트, 페어링 등을 고정하기 위한 스테이가 철제에서 플라스틱 수지로 변경되며 차량 위쪽의 무게를 2.4kg을 줄였다. 작은 차이지만 운동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다.

PCX 본연의 장점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편리한 스마트키 시스템은 키를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 시동을 걸거나 수납공간과 연료 주입구를 열거나 핸들락을 잠그는 것이 가능하다. 자주 타고 내리는 스쿠터의 활용에서 키를 꺼내 끼워야 하는 동작하나만 줄여도 쾌적함은 몇 배가 된다.

 

 

향상된 주행성능

주행성능은 우리가 125cc 스쿠터에게 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2세대가 실용 영역의 토크 향상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3세대는 26mm로 더욱 커진 스로틀 바디를 장착하고 흡배기 시스템을 다듬고 엔진의 회전부의 마찰을 줄여서 이제 12.2마력의 출력을 낸다. 하지만 실제 동력 성능에서 몸에 와닿는 차이는 없다. 아마도 최고속은 조금 더 나올 것이다. 하지만 주행 질감의 차이는 확실하다. 우선 광폭 타이어 채택의 영향은 바로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늘리는 방향으로의 변화다. 하지만 민첩함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는데 휠의 경량화 덕분인 것 같다. 또한 섀시 강성이 높아지며 차량의 움직임이 훨씬 저속부터 고속까지 안정적이다. 특히 고속에서 요철을 넘거나 급브레이크 시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구동계에서 느껴지는 직결감이 V벨트를 이용하는 스쿠터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 이상이라는 점이다. 스로틀을 열어 출발할 때도 즉각적이고 매끄럽게 동력이 전달된다. 스로틀을 되돌려도 엔진브레이크가 부드럽게 걸리기 때문에 차량을 훨씬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기존 PCX 오너 사이에서 리어 서스펜션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 개선된 서스펜션은 승차감이나 충격 흡수에서 상당부문 개선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변화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2018년 모델에도 뒷 브레이크는 여전히 드럼방식을 사용하고 ABS는 달려있지 않다. 물론 브레이크 성능 자체는 만족스럽다. 왼쪽 레버에 전후 연동 브레이크가 적용되어 누구나 쉽게 풀 브레이킹을 할 수 있다. 차량 강성의 향상 덕분에 제동 안정성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PCX를 선택하게 될 사람들 중에 모터사이클 조작에 능숙하지 못한 라이더들이 많음을 생각하면 ABS는 꽤 도움이 되는 장비임은 틀림없다. 현재 일본에서도 125모델은 ABS 미장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PCX 150 모델에는 전륜 ABS를 장착하고 있다.

 

 

스스로를 넘어서

수많은 경쟁자들이 PCX를 겨냥하고 있지만 PCX의 가장 큰 경쟁자는 역시 기존의 PCX다. 신형 PCX는 스스로가 세운 높은 기준을 넘어야 하는 아이러니 속에서도 모든 부분에서 향상을 이뤄내며 기준을 한 단계 높였다. 편리한 스마트키 시스템과 넓어진 수납공간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올해에도 125cc 스쿠터 클래스에 베스트셀러 자리는 이미 예약된 셈이다.

 

2018 HONDA PCX 125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S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미발표
배기량
124.8cc
압축비
11.0:1
최고출력
12.2ps / 8,500 rpm
최대토크
11.7 Nm / 5,000 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퓨얼 인젝션
연료탱크 용량
8ℓ
변속기
자동변속 V벨트
서스펜션
(F) 텔레스코픽 정립
(R) 더블 쇽 유닛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 100/80-14M/C 48P/C46P (R) 120/70-14M/C 61P
브레이크
(F) 230mm 싱글 디스크
(R) 드럼
전장×전폭×전고
1,925 x 745 x 1,105(mm)
시트 높이
764mm
차량 중량
130kg
판매 가격
403만 원

 

 


 

비교 분석 : 신형 PCX, 무엇이 달라졌나?

2016 PCX 125 VS 2018 PCX 125

 

(좌) 2016 PCX 125 / (우) 2018 PCX 125

정면 : 디테일의 강약을 더해 좁힐 곳은 과감하게 좁히고 넓힐 곳은 더욱 과장시켜 더 민첩한 인상이 되었다. 프런트의 높이도 높아지고 두툼해진 프런트 타이어 덕분에 듬직한 인상이다.

 

(좌) 2018 PCX 125 / (우) 2016 PCX 125

후면 : 리어 실루엣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테일램프 디자인을 상하로 나뉜 X자 형태의 LED 램프를 이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좌) 2016 PCX 125 / (우) 2018 PCX 125

계기반 : 블랙 바탕의 반전된 LCD 화면에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풀 디지털 계기반으로 변경되었다. 세로로 긴 글로브 박스는 뚜껑이 위쪽까지 열리면서 긴 길이의 물건을 넣고 빼기가 더 수월해졌다.

 

(좌) 2016 PCX 125 / (우) 2018 PCX 125

머플러 : 더 커진 머플러는 방열 커버도 투톤으로 처리하고 끝부분에 추가한 원통형 커버로 디테일을 더했다.

 

뒷바퀴 : 모두의 염원을 담아 뒷바퀴가 100mm에서 120mm로 대폭 늘어났다. 타이어 폭에 맞게 머드가드 역시 넓어졌다. 타이어는 IRC 제품으로 PCX를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타이어다.

 

미러 : 사이드 미러는 새로운 디자인에 어울리도록 각을 잡아준 형태에 길이가 길어지며 후방 시야가 더 좋아졌다.

 

발판 : 앞쪽의 폭이 넓어져 발을 놓기가 더 편해졌고 뒤쪽으로도 발을 놓기가 편하게 변경되었다. 발판에도 디자인 요소를 넣어 디테일을 채우고 있다.

 

스탠드 : 사이드 스탠드 스프링을 차체 안쪽으로 옮겨 스탠드를 접고 펼 때 걸리적거림이 덜하다. 작은 차이지만 이런 디테일이 돋보인다.

 

에어필터 박스와 구동계 : 서스펜션 전체가 뒤쪽으로 옮겨졌다. 유로4 환경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더 커진 에어필터 박스를 넣기에도 공간이 충분하다.

 

프런트 페어링 스테이 : 계기반과 헤드라이트, 페어링 등을 고정하기 위한 스테이가 철제에서 플라스틱 수지로 변경되며 차량 위쪽의 무게를 2.4kg을 줄였다.

 

헤드라이트 : 대대적인 손질을 통해 새로워진 헤드라이트는 부피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더욱 날카롭게 보인다.

 

연료 주입구 : 구조는 동일하지만 호환이 불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제품들로 구성된다. 주변의 카울들 사이의 틈을 보면 완성도 차이가 느껴진다.

 

좌측 스위치 뭉치와 그립 : 스위치 뭉치는 대형 모델에 쓰이는 것과 유사한 스타일로 변경되었다.

 

우측 스위치 뭉치와 그립 : 버튼의 질감이나 작동법이 대형 모델에 쓰이는 것과 유사하게 개선되었다. 크롬 처리된 핸들 바 웨이트를 기본으로 장착한다.

 

탠덤 발판 : 탠덤 스텝은 형태와 접히는 방향이 달라졌다. 접었을 때 차체와 일체감도 좋고 열었을 때는 넓어진 너비로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

 

기본공구 : 기본공구 주머니도 시트 아래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트렁크 : 트렁크 속은 기존의 튀어나온 요철을 싹 정리해버리면서 추가 3리터의 공간을 얻었다 특히 서스펜션이 연결되는 지점이 트렁크 끝으로 옮긴 덕분이다. 또한 시트를 열 때 가볍게 들리고 고정에 도움을 주는 스프링이 추가되었다.

 

프런트 브레이크 : 서스펜션, 브레이크, 캘리퍼, 디스크, 휠 모두 새롭게 변경되었다. 니신제 3피스톤 캘리퍼는 1개의 피스톤은 리어 브레이크와 연동되고 두 개는 프런트 레버에 의해 작동한다.

 

 


 

credit

글/사진 양현용 편집장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www.honda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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