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로드 레이스 챔피언십 2022 3라운드

코리아 로드 레이스 챔피언십 2022 3라운드 개최

Korea Road Racing Championship 2022

지난 7월 3일 인제스피디움에서 모토신드롬이 주관하고 KMF가 주최하는 KRRC가 개최되었다. 미리 공지된 일정에 맞춰 6월 23일 목요일에 사전 테스트가 있었고 다양한 서킷 행사가 활발히 열렸던 만큼 열기가 상당했다.

오랜만에 인제스피디움에서 레이스가 열리는 만큼 많은 선수들이 코스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했다. 클래스마다 몇몇 선수들은 인제스피디움을 무대로 삼는 모토피스타 출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선수들과 격차가 예상됐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레이스와 트랙 데이 등으로 폼을 올려놓은 만큼 뜨거운 열기가 기대됐다.

ONE DREAM CUP

원드림컵은 영암, 태백, 인제 총 3개의 서킷을 무대로 활동하는 국내 유일의 레이스이다. 하나의 서킷에서만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킷을 달리기 때문에 더 확실한 순위 경쟁이 가능하다. 몇몇 선수들은 인제 스피디움의 경험이 있지만 모두 동일한 머신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속칭 ‘튜닝빨’이 아닌 라이더의 순수한 실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경기부터는 선수들의 안전과 기량 향상을 위해 사인보드와 타이어 워머가 모든 선수들에게 지급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선수들은 좀 더 본격적인 레이스를 즐길 수 있었다. 15명으로 시작했던 원드림컵이 중간중간 슬립과 부상 등의 이유로 인해 인원이 빠지면서 총 11명의 선수가 경기를 진행했다. 연습과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은 경쟁자들의 주행 성향이나 습관 등을 파악해 나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레이스에서는 나 자신의 주행도 중요하지만, 경쟁자들의 실력을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토요일 연습과 오전 웜업 세션에서 좋은성적을 보여주던 장진영 선수가 예선에서는 2분 6초 430의 기록으로 4위를 하면서 그전 경기처럼 압도적으로 빠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스타트와 레이스에서 풀어나가 우승을 하려는 목적이다.’가 지배적이었다. 예선 1위는 홀로 2분 4초대를 기록한 송주호 선수였다. 예선 내내 자신감 넘치는 주행으로 폴 포지션을 놓치지 않았고 그 뒤를 이어 토요일 연습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홍예찬 선수가 2분 5초 773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장진영 선수보다 0.414초 더 빠른 기록을 낸 박상준 선수가 예선 3위를 차지했다. 

스타트 실력도 이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가 되었다. 스타트에서 큰 이득을 보지못했다면 예선 순위가 중요해진다. 풀 브레이킹으로 시작되는 영암 상설 코스와는 다르게 공략을 해야 하는 인제스피디움의 시작은 예선 순위 그대로 송주호, 홍예찬, 박상준 선수 순으로 가져갔다. 특히나 1위를 사수하려는 송주호 선수와 1위를 빼앗으려는 박상준 선수의 싸움이 흥미진진했다. 서로 어택 라인과 디펜스 라인을 타면서 약간 느려지게 되는데, 이때 이득을 보는 것은 배틀 그룹의 앞, 뒤에 위치한 선수다. 그렇게 예선 4위에서 출발한 장진영 선수가 결승 8랩 동안 야금야금 추월해나가 2위와 2.185초 차이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체커를 받았다. 예선1위의 송주호 선수를 끊임없이 공격해나가 추월에 성공한 박상준 선수가 2위, 배틀 과정에서 밀린 송주호 선수가 3위로 레이스를 마감했다.

KP300

KP300 선수들이 모든 클래스 통틀어 가장 인제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시즌 포인트 1위로 독주 중인 김인혜 선수 또한 타 리그의 내구레이스까지 출전하면서 인제 스피디움의 부족한 데이터를 채워나가려고 노력했다. 단순히 주행 경력 면에서만 보자면 가장 포디엄 확률이 높은 선수는 DUCATI SRS의 고관용 선수가 유력했다. 인제의 주행 경력이 부족하다 못해 없다시피 한 전라도권 팀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도 관전 포인트였다.

리퀴몰리 무토 레이싱 팀의 류석 선수가 12명의 선수들 중 홀로 1분 59초대를 기록하며 예선 1위를 차지했다. 피트에 들어와 본인의 기록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보였지만 가만히 있을 팀 가와사키의 김인혜 선수가 아니었다. 류석선수가 피트인을 해버린 랩에 류석 선수보다 0.372초 더빠른 기록을 내며 예선 1위의 자리를 빼앗아왔다. 3위는 앞선 선수들보다 인제 스피디움의 경험이 많은 DUCATISRS의 고관용 선수가 차지했고 4위와 5위는 인제 스피디움을 처음 주행해 본 광주 KTM의 김민철 선수와 MBRR의 신준원 선수가 차지했다. 영암에서 개최되었던 지난 경기에서도 순위권 배틀이 이루어지는 선수들이라 인제 스피디움에서 펼쳐지는 결승 레이스도 기대가 됐다.

아깝게 놓쳐버린 예선 1위에 대한 설움이라도 터트리듯이 홀샷으로 레이스를 시작한 리퀴몰리 무토 레이싱 팀의 류석 선수. 그리고 광주 KTM의 김민철, DUCATI SRS의 고관용 선수가 뒤를 이었다. 예선 1위에서 출발한 김인혜 선수는 스타트에서 4위까지 밀려버린 탓에 험난한 레이스가 예고되었다. 류석 선수의 압도적인 초반 페이스는 머신 트러블로 인해 순위가 점점 내려갔고 예선과 결승 초반에 좋아 보였던 페이스가 무색하게 4위로 체커를 받았다. 반면 4위로 시작한 김인혜 선수는 본인의 자리를 내놓으라는 듯이 추월에 추월을 거듭해 1위로 체커를 받았다. 하지만 중간 과정에서 고관용 선수의 강력한 어택을 막아내며 주행해야 했기에 결코 가볍게 승리했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다양하게 공격을 시도하며 잠시나마 1위까지 올라왔지만 아깝게 1위를 내어주고 두 번째로 체커를 받은 고관용 선수, 이어서 자신의 페이스와 위치를 잘 사수해가며 레이스를 풀어나간 김민철 선수가 3위를 차지했다.

KP400

현시대 가와사키 닌자400의 최강자라 불러도 손색없는 동키 팩토리의 이종훈 선수. 그리고 그의 홈그라운드나 마찬가지인 인제 스피디움. 모토피스타에서 마치 전성기의 마크마르케즈처럼 압도적인 독주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 KRRC에서 그의 기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팀 가와사키의 김인혜 선수가 유일했다. 이 두 선수의 현재 전적은 1대 1. KP400클래스에서 가장 이슈인 두 선수의 대결이 KRRC 3전에서 펼쳐졌다.

다른 선수들이 타이어 탓을 하고 있는 동안 이종훈 선수에게 타이어는 중요하지 않았다. 타이어 특성을 파악하고 공부해가며 기록 단축과 코스 공략에 힘썼고 자신의 홈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만큼 2위인 김인혜 선수보다 1초 이상의 갭으로 예선 1위를 따냈다. 풀 튜닝에 가까운 머신에 상대적으로 다루기 힘든 타이어로 레이스를 해야 하니 실수하지않기 위해 더욱 섬세한 주행을 선보인 결과였다. 레이스 당일 유난히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던 김인혜 선수는 힘겹게 1분 56초 417을 기록하며 예선 2위. 2전 때 결승 3위를 했던 박민규 선수가 1분 57초 030으로 예선 3위에 위치했다. 뒤이어 인제 경험이 적은 MBRR의 하준봉, 차장수 선수가 4위와 5위 자리를 맡았다. 

웜업 랩 후 스타트에서 잠시 문제가 생겨 스타트가 딜레이되었고 결승은 총 8랩으로 변경되어 진행됐다. 이종훈 선수의 스타트를 보고 홈그라운드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뒤이어 박민규 선수가 김인혜 선수보다 좋은 위치를 선점하였으나 이내 김인혜 선수에게 자리를 내어줬다. 오히려 예선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났던 MBRR의 하준봉 선수가 박민규 선수를 위협하는 양상이 전개되었다. 하준봉 선수의 공격을 방어하느라 선두권과 멀어진 박민규 선수는 겨우 3위로 체커를 받았고 하준봉 선수는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었음에도 0.301초 차이로 아쉽게 4위로 체커를 받았다. 폭염 경보 속 가장 더운 시간대에 결승 레이스가 진행된 KP400 클래스는 치열한 배틀 속에 타이어 공기압 관리도 다른 때 보다 더욱 까다로웠다. 차근차근 이종훈 선수를 잠식해나간 김인혜 선수는 후반부 주행에서 이종훈 선수가 아웃 라인으로 불어나가게끔 유도한 뒤 깔끔하게 추월했고 0.758초 차이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SS600/SS600N

세대교체의 중심에 있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최근 들어 90년생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나 SS600클래스에서는 리퀴몰리 무토 레이싱 팀의 김정수, 몬스터게러지의 김경문, 윤주 선수에 이어 모토피스타 600 클래스 시즌 챔피언 출신인 TEAM MSP SUZUKI의 신명규 선수가 그러하다. 또한, KSB1000에서 SS600으로 스텝 다운하여 나날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모토컨트롤의 유병하 선수가 다른 선수들보다 적은 연습량으로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되었다.

리퀴몰리 무토 레이싱 팀의 김정수 선수와 몬스터 게러지의 윤주 선수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모토피스타 리그도 출전해가며 부족한 연습량을 채우고 데이터를 쌓아왔던 반면 철저한 데이터 공략을 기반으로 인 랩 1바퀴 만에 1분 45초 619로 폴포지션을 차지한 모토컨트롤의 유병하 선수. 무작정 타는 것이 아닌 수많은 공부와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지금껏 다른 스타일이라 경이로웠다. 개선점에 대한 데이터를 그대로 주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고 놀라운 일이다. 지난 시즌대비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몬스터게러지의 김경문 선수가 1분 46초 102의 기록과 함께 2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1분 46초대를 기록한 리퀴몰리 무토 레이싱 팀의 김정수 선수가 3위, ADT BONAMICI RACING TEAM의 김정민 선수가 4위를 차지했다. 모토피스타 600 클래스 시즌 챔피언인 신명규 선수는 페이스를 올리던 와중 크게 슬립하는 바람에 1분 47초 866으로 통합 6위에서 기록을 더 단축시키지 못했고 결승전까지 머신 수리에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상승세인 라이더 중 한 명인 몬스터게러지의 윤주 선수는 코스인 랩에서 슬립하여 기록이 찍히지 않았던 데다가 슬립 과정에서의 머신 트러블로 인해 결승전에 서지 못했다. SS600N에서는 UNRC 강태호 선수가 종합 5위, 클래스 1위로 좋은 출발을 하게 되었고 뒤이어 BYS RACING의 김대연 선수가 종합 8위, 클래스 2위로, 강태호 선수와 같은 팀인 육순민 선수가 종합 10위, 클래스 3위로 좋은 출발을 하게 되었다. 짜릿한 역전 추월극이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드라마의 시작은 손상된 머신을 수리하며 칼을 갈았던 신명규 선수가 빠른 스타트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시작됐다. 바로 뒤에 김정수 선수가 붙어 호시탐탐 신명규 선수를 추월할 타이밍만 보고 있었고 이 두 선수가 뒤엉키고 있는 사이에 유병하 선수는 너무나 여유롭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90년생들의 독기는 폭염 경보도 이기지 못했다. 김정수 선수는 서두르지 않고 확실한 타이밍에 신명규 선수를 추월하였고 다음 목표인 유병하 선수를 추월하기 위해 달렸다. 

선두로 주행하던 유병하 선수는 백마커를 피하며 달려가던 중 잠시 박자가 늦춰졌는데 그 틈을 놓치지 않았던 김정수 선수가 과감히 추월하여 0.630초 차이로 클래스 업 후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신명규 선수 또한 포기하지 않았다. 0.114초만 더 빨랐어도 2위는 신명규 선수에게 돌아갔을지 모른다. 90년생들의 독기에 너무 당황했던 걸까. 유병하 선수는 체커기 라인 전에 비교적 일찍 스로틀을 놓는듯한 동작을 보여줬는데 자칫하면 3위로 순위를 빼앗길 뻔했다. SS600N의 강태호 선수는 종합 6위, 클래스 1위로 레이스를 마감하였고 예선 2위 김대연 선수를 내리막 헤어핀 구간에서 멋지게 추월에 성공한 육순민 선수가 2위를 차지했다.

KSB1000, KSB1000N

KRRC 3전이 개최되기 전까지 인제 스피디움의 1,000cc 코스레코드는 현 DUCATI SRS의 송규한 선수다. 약 5년 전에 세운 기록을 지금 몇 초까지 단축을 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KIMA 레이싱의 임호곤, Honda DK 레이싱 팀의 최동관, 모토라드 광주 & 프로레이싱의 김지훈 선수 등 다른 포디엄권 선수들이 어떤 기록을 갈아치울지가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종훈 선수와 마찬가지로 인제가 홈그라운드인 ‘인제의 아들’ TEAM BLACK 조명재 선수의 레이스도 관심을 받았다.

챔피언의 압도적인 파워. 예선부터 결승은 송규한 선수의 독무대일 것이라는 게 느껴졌다. 참가 선수들 중 홀로 1분 41초 881을 기록하며 ‘어차피 우승은 송규한’이라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2위와 3위는 43초대를 기록한 임호곤, 최동관 선수가 차지했다. 비교적 N이지만 상위 클래스의 마음으로 레이스에 임하는 DUCATI SRS의 한미르 선수가 통합 4위, 클래스 1위로 인터네셔널 클래스 선수들 이상의 기량을 선보이며 연일 파죽지세의 모습을 보여줬다. 뒤이어 조명재, 김지훈 선수가 각각 클래스 통합 5위, 클래스 4위, 통합 6 위, 클 래스 5 위를 차 지했고 D U C AT IBUNDANG의 김승호 선수가 통합 8위, 클래스 2위를 차지했다. 조명재 선수와 같은 팀인 노근영 선수는 통합 11위 클래스 3위에 안착해 포디움을 노려볼만한 좋은 위치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송규한 선수의 작전은 초반부터 전력을 다하는 것처럼 보였다. 영암 상설 코스에서는 최동관, 김지훈 선수들에게 홀샷을 내어준 뒤 이내 추월하여 우승하는 패턴이었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시작부터 봐주지 않겠다는 스타트였다. 홀샷에 성공한 이후 예선 기록인 1분 41초 881을 1분 41초 624로 또다시 갱신하며 2위 최동관 선수와는 무려 19.494초 차이로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최동관 선수와 함께 개인 베스트 랩타임 1분 42초를 기록한 임호곤 선수가 세 번째로 체커를 받았다. 조명재 선수는 ‘인제의 아들’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탑클래스 선수들 사이에서 4위로 체커를 받으며 완주했다. 한미르 선수 또한 인터내셔널 클래스 선수들 사이에서 종합 6위, 클래스 1위라는 성과를 이뤘고 예선 3위로 포디엄을 노려볼 수 있었던 노근영 선수도 한 계단 상승하여 종합 9위, 클래스 2위를 차지했다. MACNA KRS52 팀의 하준성 선수 또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체커를 받아내어 이번 시즌 첫 포디엄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다음 KRRC 4전에서 만나요

8월 27일과 28일에 개최되는 KRRC 4전은 일반 트랙데이 라이더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주행과 일반인들이 서킷을 체험할 수 있는 서킷 체험주행 그리고 경품 행사를 비롯한 패독에서 이루어지는 공연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나 서킷 체험 주행 같은 경우는 KRRC 챔피언들과 함께 달릴 수 있는 메리트와 함께 저렴한 금액에 멋진 선수들과 주행할 수 있는 기회다. HJC에서 출시하는 RPHA 1 헬멧과 더불어 타이어, 오일, 이너웨어 등을 비롯한 레이싱 팀 굿즈를 현장 추첨을 통해 경품으로 지급한다고 하니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제 스피디움에 투어를 가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안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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