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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셉터, 스크램블러 옷을 입다. 로얄엔필드 스크램블러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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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셉터, 스크램블러 옷을 입다. 로얄엔필드 스크램블러 650

    ROYAL ENFIELD SCRAMBLER 650

    by Crazy Garage

    로얄엔필드 인터셉터 650이 스크램블러? 이 모델은 크레이지 개러지가 제작한 스크램블러커스텀 키트를 장착한 것으로 몇 가지 변화로 완벽한 스크램블러의 모습을 갖췄다. 과연 성능은 어떨까?

    강한 충격을 고려한 서스펜션 연장 키트가 장착되어 시트고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존재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나는 지금까지 바이크를 볼 때 성능과 구성을 가장 중요시 했다. 엔진 출력, 차체 강성, 서스펜션, 휠 타이어, 핸들링, 내구성 등이 좋은 바이크를 결정 짓는다고 여겼다. 나에겐 현대적인 기술력이 고성능을 의미하고 그것이 좋은 바이크의 기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로얄엔필드 650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동급 대비 출력이 낮은 공랭 엔진, 정립식 포크, 전후 18인치 휠과 마찰력이 낮은 타이어 등의 구성은 내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 부드럽다, 묵직하다, 느긋하다, 편안하다는 뜻은 ‘느리고 재미없다’라고 정의 내려왔다.

    하이파이프 배기 시스템은 스크램블러를 넘어 플랫트래커까지 연상하게하며 유니크한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그러던 중 로얄엔필드코리아에 전시된 스크램블러를 보게 되었는데 기존의 클래식 모터사이클에서 보지 못했던 장난기가 더해진 모습이라서 신선했고 궁금증을 유발했다. 커스텀의 바탕이 된 모델인 인터셉터 650은 이전에 다뤄본 적이 있었음에도 ‘크레이지 개러지’에서 꾸몄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시승을 진행했다. 마침 전국 순회전시를 마치고 하남 본사로 돌아온 타이밍이라 테스트 주행이 가능했다.

    ROYAL ENFIELD × CRAZY GARAGE

    이번 스크램블러 650은 국내 커스텀 빌더인 크레이지 개러지와 협업하여 제작되었다. 크레이지 개러지는 지난달 소개한 데우스 코리아의 첫 번째 커스텀 바이크를 제작한 바 있으며 특색 있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까지 고려해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실제 레이스 머신을 만들고 레이스에 참전까지 한다고 하니 더욱 멋지게 보인다.

    (좌)레이스 머신 같은 원형 넘버 플레이트에 존재감 넘치는 헤드라이트가 삽입되어 있다/(우)크레이지 개러지가 직접 제작한 전용 배기 시스템. 보기에는 과격해보이지만 국내 소음규제에 맞추어 촉매와 소음기를 장착해 구조변경까지 완료 된 것이다.(구조변경 기준 변경 이전에 구조변경이 완료된 것으로 현재는 구조변경이 불가능하다)

    이 스크램블러 커스텀은 기존 인터셉터에 키트형태로 제안된 커스텀 모델이다. 볼트온으로 장착 가능한 파츠 세트로 구성되어 간단한 교체만으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전후 휠에는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블록 패턴 타이어와 스키드 플레이트가 든든하다. 또한 강한 충격을 고려한 서스펜션 연장 키트가 장착되어 시트고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존재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전면에 레이스 제킨넘버 플레이트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와 사이드 넘버 플레이트가 레이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상체가 서는 포지션의 VMX 핸들바와 조작감이 개선된 절삭 레버가 장착되었다. 순정 시트의 길이를 1.5인승 정도로 줄여서 전체적인 디자인의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으로 왼쪽 다리 안쪽을 파고드는 하이파이프 배기 시스템은 스크램블러를 넘어 플랫트래커까지 연상하게 하며 유니크한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보통 배기 머플러는 오른쪽으로 배치되기 마련인데 실제 플랫트래커의 경우 왼쪽 다리를 내리고 좌 코너를 많이 도는 특성을 고려해 왼쪽에 머플러를 다는 게 좋다는 아주 실전적인 이유다.

    개성 있는 생김새와 그에 어울리는 주행감각

    시동을 걸면 상상하지 못했던 경쾌한 배기음이 분출된다. 도롱도롱 부드러운 소리를 내던 과거와 달리 팝콘 기계에 옥수수를 쏟아 부은 듯 폭폭 터지는 소리가 스로틀을 당겨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높아진 시트고 때문에 다리를 꽤나 높게 올려야 탈 수 있다. 서스펜션 프리로드도 높게 세팅되었기 때문에 바이크에 올라타도 거의 주저앉지 않는다. 기반이 된 모델의 낮고 묵직한 착좌감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올라타기만 해도 뜨거운 배기 머플러에 데일까 봐 걱정했는데 다리가 닿는 부위에 별도의 가드가 있고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문제없는 수준이다.

    (좌)프런트 브레이크는 순정으로 브렘보 320mm플로팅 디스크에 바이브레 캘리퍼의 조합은 좋은 제동성능을 발휘한다/(우)기존보다 긴 리어 쇽을 장착하여 최저 지상고를 높이고 오프로드 주파성능을 갖췄다
    (좌)순정 시트의 길이를 줄여 더욱 콤팩트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완성했다(우)순정에 비해 차고가 높아졌기 때문에 사이드 스탠드의 길이를 연장했다

    스로틀을 열고 출발하는 순간 그대로 최고 회전수까지 가속했다. 매력적인 사운드를 배경으로 높아진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 덕분에 나아가는 질감이 재미있다. 스포츠 바이크처럼 가속이 폭발적이지 않고 타이어의 마찰력도 뛰어나지 않은데 오히려 그래서 더 즐겁다. 스로틀을 과감하게 비틀어도 나아가는 힘이 부담스럽지 않고 타이어의 한계는 낮지만 묵직한 차체가 눌러주니 꾸준한 그립을 유지한다. 블록 패턴의 타이어가 아스팔트 위를 구르면서 생기는 떨림과 소음마저도 이상하게 즐겁다. 높은 핸들과 폭이 좁은 타이어 덕에 핸들링이 꽤나 가볍고 요리조리 금방 기울어진다. 물론 타이어의 한계가 낮기 때문에 깊은 뱅킹으로 선회하기엔 부담이 있다. 어느 순간 프런트에 하중을 싣겠다는 마음에 시트 앞쪽으로 당겨 앉다 보니 슈퍼모타드, 오프로드 바이크에 오른 듯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스크램블러는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이 주 무대다.

    겉과 속 모두 리얼 스크램블러

    스크램블러 650을 잔잔하게 흙이 깔린 오프로드에 올려놓으니 참 잘 어울린다. 높고 넓은 핸들바 덕분에 편안한 자세가 취해지고 길어진 서스펜션으로 최저지상고가 높아져 고르지 않은 노면도 부담이 적다. 또한 철제 스키드플레이트가 엔진을 덮어 만일의 충격까지 대비하며 보기보다 본격적인 주행이 가능할 것 같다. 장착되어 있는 블록 패턴 타이어는 흙길에 들어서자 진동과 소음이 확연히 줄어들고 흙을 움켜쥐며 앞으로 나아간다. 다만 리어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프런트 그립이 아쉽다. 전후 18인치 휠을 사용하는데 18인치 프런트 휠에 맞는 고성능 오프로드 타이어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신코 제품을 사용했다. 그래도 묵직한 차체가 노면을 누르고 브렘보의 자회사인 바이브레 브레이크 시스템이 부드러운 제동을 제공하여 높은 수준까지 주행능력을 커버한다. 프런트와 리어 모두 ABS가 적용되어 과격한 조작에도 안정적이다.

    오프로드에서 기본적인 저속 주행, 선회, 장애물 주파 등을 테스트했다. 결과적으로는 겉보기만이 아닌 진짜 스크램블러 성능을 발휘했다. 타이어의 마찰력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묵직한 무게와 부드러운 출력 덕분에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미끄러지더라도 일관적이다. 변경된 핸들 바는 여러 가지 상황을 대처하기 쉽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좋다. 꽤나 두터운 저속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저속 주행이 수월하고 절삭클러치 레버의 작동감이 부드럽다. 클러치 레버를 순간적으로 놓았을 때 클러치가 다소 늦게 붙어서 과격한 주행에 방해가 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마찰력을 잃지 않는 데 도움이 된다. 전방의 헤드라이트와 리어 랙이 경량화되어 노면의 충격을 받았을 때도 예상보다 안정적이다. 공랭 엔진이기 때문에 열을 식힐 수 없는 험로를 비비기에는 리스크가 있지만 임도 정도는 언제든지 가볍게 달릴 수 있는 스크램블러다.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

    내가 알던 로얄엔필드의 650 트윈 엔진은 그저 그랬다. 브랜드 내에서는 50년 만의 트윈 엔진 개발이라지만 현시대의 기준으로 본다면 큰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시승을 통해 왜 로얄엔필드가 650 트윈 엔진을 자랑스러워했는지, 레이스 머신 차체를 개발하던 해리스 퍼포먼스에게 차체를 맡겼는지, 결론적으로 이 바이크의 목적을 깨달았다. 로얄엔필드의 650 트윈 시리즈는 많은 클래식 라이더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본기에 집중했다. 부드럽고 느긋하게만 느껴지던 엔진은 배기 머플러만 손봐도 완전히 다른 필링과 출력을 발휘하고 차체 완성도가 높아 다양한 커스텀이 가능하다. 건조중량 200kg 정도의 클래식 바이크가 흙길을 자유자재로 달릴 수있다고 누가 예상했을까. 적어도 나는 그러지 못했고 예상을 뛰어넘는 능력과 재미에 매료되었다.

    보다 쉽게 커스텀의 재미를 맛보라

    스크램블러 650은 크레이지 개러지와의 협업을 통해 멋뿐만 아니라 새로운 주행감각까지 갖췄다. 생김새만 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완전히 다른 매력을 내뿜어 놀랐다. 기반이 된 인터셉터 650의 연료탱크와 시트 디자인 등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도 외관상 남들과는 다르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처럼 파격적인 커스텀에 도전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자신의 바이크에 맞는 파츠를 찾아 구매해야 하고 장착했을 때의 안전성에 대해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크레이지 개러지는 650트윈 시리즈를 위한 카페레이서와 스크램블러 두 가지 타입의 커스텀 키트를 제안한 바가 있다. 커스텀 도전을 망설였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보다 쉽고 안전하게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로얄엔필드코리아 www.royalenfie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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