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도전의 역사
스즈키 창립 100주년
스즈키 주식회사가 2020년 3월 15일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1920년 설립되어 세기를 관통해 이어오고 있는 도전의 역사는 다음 100년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스즈키의 역사는 일본 엔슈 지역에서 시작된다. 1887년에 태어난 미치오 스즈키는 방직산업으로 흥했던 마을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방직일을 배운다. 당시 엔슈모리(遠州森) 지역은 체크무늬 패턴으로 유명했는데 일반적인 방직기로는 체크무늬 패턴을 직조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갔다. 미치오 스즈키는 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방직기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크게 성공한다. 이것이 1920년 스즈키 방직기 주식회사를 설립하게 된 원동력이었다.
모터사이클에 도전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는 모터사이클 붐이 일어났다. 스즈키 방직기 주식회사가 있던 하마마츠(浜松)는 그 중심 도시였다. 첫 시도는 1952년 출시한 ‘파워프리’로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만든 36cc 2스트로크 엔진을 단 자전거였다. 파워프리는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이어서 선보인 다이아몬드 프리도 히트를 이어간다. 자신감을 얻은 스즈키는 1954년에 스즈키 자동차 공업사로 이름을 바꾸고 이듬해에는 3.94마력의 단기통의 4스트로크 90cc엔진을 얹은 코레다COX를 출시한다. 그리고 같은 해 2스트로크 360cc 엔진의 경차 스즈라이트를 선보인다. 이것이 일본 경차의 시작점이 되고 스즈키가 지금까지 경차 브랜드로 이어지게 된 계기가 된다.
1960년에는 맨섬TT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첫해 결과는 15,16,17위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1962년, 에른스트 데그너가 50cc 레이스에서 스즈키에게 첫 번째 맨섬 TT승리를 가져다준다. 이후에도 스즈키는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바리 쉰, 마르코 루치넬리, 캐빈 슈완츠, 캐니로버츠 주니어 등 걸출한 레이서들과 모터사이클 레이스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다. 그중에서도 가장 역사적인 사건은 1985년 르망 24시간 레이스 우승이다. 현대적인 슈퍼바이크의 기반을 마련했고 스즈키를 대표하는 GSX시리즈의 시작점인 GSX-R750이 그 존재감을 드러낸 순간이기 때문이다.
최고속에 대한 도전도 빼놓을 수 없다. 1999년에 선보인 하야부사는 양산형 바이크 최초로 200mph(시속 320km)를 돌파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모터사이클에 등극했다. 하야부사 이후 속도 경쟁에 불이 붙는 것을 우려해 모터사이클 최고속도를 299km/h로 제한하는(정확히는 그 이상의 속도를 표시하지 않는) 자율규제가 만들어졌다.
스즈키는 모터바이크로도 유명하지만 합리적인 경차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경차 같은 스쿠터도 만들었다. 2003년 데뷔한 초이노리는 일본에서 생산했지만 6만엔을 넘지 않는 가격에 39kg의 가벼운 건조중량으로 단거리주행에 최적화된 스쿠터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이라는 짧은 기간 판매되었지만 1,000만 대 이상 판매되었다
스즈키의 도전은 계속된다
2015 모토GP에 복귀해 꾸준히 성적을 올려가던 스즈키는 지난 2019년에는 알렉스 린스가 2번의 우승을 포함해 시즌 4위에 오르며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100주년을 맞이해 올해 말 공개될 하야부사의 풀체인지 모델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100년의 도전이 오늘의 스즈키를 만든 만큼 앞으로도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모터사이클을 만들어주길 기대해 본다.
스즈키는 100주년을 기념하는 로고도 선보였다. 100이면서 동시에 무한대를 의미하는 로고는 원형의 타이어를 의미하며 3색의 라인은 각각 모터사이클 자동차 모터보트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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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스즈키 모터바이크
스즈키 100년 역사 중 20세기를 빛낸 스즈키의 모터바이크들을 소개한다.
1953
<다이아몬드 프리>
첫 모델이었던 파워프리가 성공하며 발 빠르게 배기량을 키운 다이아몬드 프리를 선보였다. 공랭 2 스트로크 58cc 엔진으로 2단 기어를 갖추었다.
1955
<코레다 COX>
이거다 싶은 모델이었나? 이름이 코레다라니. (사실 수출명은 콜레다다). 자전거에 엔진을 단것에 불과했던 다이아몬드 프리와는 달리 제대로 된 모터사이클이었다. 우아한 프레임 라인이 지금 봐도 멋지다.
1965
<T500>
2스트로크 2기통 500cc 모델로 시계 최초의 6단 미션을 장착한 모델이었다. 자동 오일 주입이 도입되었으며 시속 160km 이상의 속도를 냈다. 처음에는 코브라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북미에 진출할 때 포드의 자동차 이름 때문에 타이탄으로 바꾸었다는 일화가 있다.
1971
<GT750>
T500의 후속이며 역시 2스트로크 방식의 739cc 3기통 수랭 엔진이다. 67마력의 출력을 냈고 5단 변속기와 조합되었다. 2스트로크 3기통에 대배기량 엔진은 어떤 필링인지 궁금하다.
1974
<RE 5>
세계 최초의 반켈엔진(로터리엔진)을 장착한 모터사이클이다. 일반적인 엔진이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지만 반켈엔진은 회전하면서 연소가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이론적인 효율이 뛰어나지만 내구성 문제로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다. 497cc로 62마력의 출력을 낸다.
1976
<GS 750>
코레다 이후 줄곧 2스트로크 모델만(중간에 로터리 엔진도 있긴 했지만) 만들던 스즈키가 혼다 CB750에 자극받아 처음으로 만든 4스트로크 모델임에도 뛰어난 성능으로 호평을 받았다. 750cc공랭 4스트로크 DOHC엔진으로 63마력의 출력을 냈다.
1978
<GS 1000>
GS 750의 성공으로 배기량을 증대시켜 만든 모델. 987cc의 공랭 4스트로크 DOHC 4기통 엔진으로 90마력의 출력을 내던 당대의 슈퍼바이크다. 더블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있다.
1980
<GSX 750>
GS 750과 1000은 DOHC 16밸브 엔진의 GSX750, 1100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리고 이 바이크의 엔진과 차대는 그대로 스즈키 카타나의 베이스가 된다. 사각형의 헤드라이트가 당시에는 최첨단 느낌이었다고.
1981
<GSX 1100S 카타나>
스즈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델. GSX 110을 기본으로 한스무트가 일본도를 모티브로 만든 디자인을 얹은 것이 카타나다. 이 디자인으로 1981년부터 2006년까지 생산되었으니 초장수 모델이다. 시대를 앞선 디자인의 힘을 느끼게 한다.
1985
<GSX-R750>
스즈키 최초의 풀카울 레이스 레플리카. 엔진은 경량화를 위해 공유랭 방식을 사용했으며 176kg으로 상당히 가벼웠다. 지금 보면 둥근 헤드라이트가 귀여운 인상이지만 당시에는 106마력을 내는 무시무시한 슈퍼바이크였다.
1985
<RG500>
스즈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4스트로크 모델에 기울었지만 2스트로크 명가답게 꾸준히 신모델을 선보였다. 감마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RG시리즈의 최고봉인 RG500은 당시 그랑프리 머신인 2 스트로크 4기통 500엔진을 이어받아 최고속도가 시속 280km에 달했다.
1986
<GSX-R1100>
GSX R750엔진을 기반으로 배기량을 키우고 새로운 구조의 험프백 프레임으로 경량화를 실현했다. 공유냉 방식의 엔진으로 경량화된 차체는 197kg에 불과했고 출력은 128마력을 냈다. 당시에는 최고의 마력 당 무게비를 뽐내는 모델이었고 이후 스포츠 바이크의 표준이 된다.
1990
<DR 800S>
DR빅으로 불리는 듀얼 스포츠 모델인 DR 800S는 현재의 어드벤처 장르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DR750S를 업데이트 한 모델이다. 지금은 어드벤처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느 비크도 이 DR빅이 원조다. 최신 V스트롬의 디자인 모티브가 바로 이 모델에서 따온 것이다.
1999
<하야부사>
차체에 송골매 ‘준’자가 그려진 초고속 투어러. 시속 320km/h를 달성한 최초의 모터사이클이다. 1999년 등장 이후 오버리터급 초고속 투어러 모델 중 판매량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2018년에 단종 될 때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2020년 풀체인지 모델이 예고되고 있다.
1999
<SV650>
1999년에는 2기통 스포츠 네이키드 SV650도 등장했다. 하프페어링을 갖춘 SV650 S도 함께 출시했다. 이후 글라디우스로 이름이 바뀌었던 시절이 있지만 다시 SV650의 이름을 되찾았다. 현재도 판매되고 있는 장수 모델이다.
글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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